동지팥죽
동시/임춘리
동지팥죽 쑤던 날
온 가족이 모여앉아
가마솥 아궁이에 불 지피면
뽀얀 김 모락모락 구름 되어 오를 때
솥 안에 팥 익는 구수한 냄새
방울방울 끓어올라
솥전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머닌 행주로 연방 닦으시며
주걱으로 저으신다
팥죽에 넣을
새알 주어 오시라는 말씀에
소쿠리 들고 폴짝거리며
냇가 돌 틈 사이 들추며
새알 찾아다니다
힘없이 집에 와보니
상위엔 어느새 새알이 한가득
얼마나 주었느냐는 어머니 물음에
미안함에 울음보 터트리고
빈 소쿠리 보여 드리니
모두 박장대소 하며 웃던
그 시절이 새삼 그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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