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7-08 10:22
[경전공부방] [능엄경] 능엄경2권 -1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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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능 엄 경

모두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타의 제자인 아난다(阿難陀)가 마등가 여인의 주술에 의해 마귀도에 떨어지려는 것을 부처(석가)의 신통력으로 구해낸다. 그리고 나서 선정의 힘과 백산개다라니의 공덕력을 찬양하고, 이 다라니에 의해 모든 마귀장을 물리치고 선정에 전념하여 여래의 진실한 경지를 얻어 생사의 고뇌에서 벗어나는 것이 최후의 목적임을 밝혔다. 따라서 이 경은 밀교사상이 가미되기는 하였지만 선정이 역설되고 있기 때문에 밀교 쪽보다는 선가에서 환영을 받아 중국에서의 주석가들은 모두 선문의 비구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1] 깨달음에 나아가도록 함

그 때에 아난과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몸과 마음이 평안해져서 생 각하기를 시작이 없는 과거로부터 본심을 잃어버리고 앞에 나타나는 물질만을 분별하는 그림자같은 일들을 헛되게 인정해오다가 오늘에야 깨달은 것이 마치 어머니를 잃었던 젖먹이가 홀연히 어머니를 찾은 것과 같아서 합장하여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여래께서 몸과 마음의 진실하고 거짓된 것과 허망하고 실한 것을 나타낸 현재 눈앞에 일어나는 생기고 없어지는 것과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는 것의 두 가지 성품에 대하 여 분명하게 들려주기를 원하였다. 그 때에 바사닉왕이 일어서서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전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 지 못하였을 적에 가전연과 비라지자를 만났었는데, 그들이 말하기를 '이 몸이 죽은 뒤에 아주 끊겨 없어지는 것[斷滅]을 열반이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비록 부처님을 만났사오나 아직도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사오니, 어떻게 설명해 주셔야 이 마음의 나고 멸함이 없는 경지를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이 대중들 속에 정기가 새는 자 있어서 그들도 모두 정기가 새는 것을 끊지 못한 자들도 모두 듣기를 원합 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이르시기를 "그대의 몸이 현재 살아 있으므로 지금 그대에게 묻겠는데, 그대의 이 육신이 금강(金剛)과 같아서 항상 머물러 있어 없어지지 않으리라 고 여기느냐? 아니면 언젠가는 변하여 없어지리라고 여기느냐?" 세존이시여! 저의 지금 이 육신은 마침내 변하여 없어질 것입니다." 부처님이 대왕에게 이르시기를 "그대가 아직 죽지 않았거늘 어떻게 죽을 것을 아느냐? "세존이시여! 저의 이 무상하게 변하여 없어지는 몸이 비록 아직은 죽은 것이 아니오나 제가 지금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생각마다 변해가고 새록새록 달라져서 마치 불에 타 재가 되는 것과 같아서 점점 쉬지 않고 늙어져가고 있으므로 결단코 이 몸 이 언젠가는 다 없어질 것임을 아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다. 대왕아! 그대의 나이는 지금 이미 늙었는데도 얼굴 모습은 동자때와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제가 옛날 어렸을 적에는 피부와 살 결이 윤택하였었고, 점점 성장함에 따라 혈기가 충만하더니 이제는 나이가 먹어 쇠모 함이 임박해지니 형색은 초췌하고 정신은 혼미하며 머리털을 희어지고 얼굴은 쭈그러 져서 오래가지 못할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어떻게 한창 젊었을 때와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2] 참된 것이 있음을 밝힘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대왕아! 그대의 얼굴이 갑자기 늙은 것이 아니리라." 대왕이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변화해 가므로 제가 진실로 깨닫지 못 합니다만 추위와 더위가 흘러감에 따라 점점 이 지경에 이르렀나이다. 어째서 그런가 하오면 저의 나이 20세 적에는 비록 젊었다고는 하나 얼굴은 이미 10세 때보다 늙 었고, 30세에는 또 20세 때보다 늙었으며, 지금 60에 또 둘을 더 하고 보니 50세 때를 돌이켜 보면 지금보다 훨씬 강장(强壯)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점차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서 비록 이렇게 저락함에 있어 그 사이에 세월이 흘러 변함을 10년씩 한정하 여 말하였습니다만, 만약 다시 저로 하여금 자세히 생각하게 하오면 그 변해감이 어찌 일기(一紀), 이기(二紀)뿐이겠습니까? 실은 해마다 변한 것입니다. 어찌 해마다 변하 였을 뿐이겠습니까? 역시 달마다 변한 것이며 어찌 달마다 변하였을 뿐이겠습니까? 또한 날마다 변한 것이니, 곰곰히 생각하면 찰나(刹那)마다 생각마다 머물러 있지 않았 습니다. 그러므로 이 몸이 마침내 변화해 없어질 줄을 아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대왕에게 이르기를 "그대가 변천하여 머물지 않는 변화를 보고 그대가 줄 어 없어질 것을 알았다고 하는데 또한 죽어 없어질 때에 그대의 몸 속에 없어지지 않 는 것이 있음을 아십니까?" 바사닉왕이 합장하고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저는 사실 그것을 알지 못합니다." 부 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지금 그대에게 나고 죽음이 없는 성품을 보여 주리라! 대왕아! 그대의 나이 몇 살 때에 황하강 물을 보았더냐?" 대왕이 말하기를 "제가 난 지 세 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기바천에 참배하러 갈 적에 그 강을 건넜는 데 그 때에 항하강임을 알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대왕아! 그대의 말과 같아서 스무 살 때엔 열 살 때보다 늙었으며, 예순이 되도록까지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시간마다 한 생각마다 변천했다고 하였는데, 그렇다면 그대가 세 살 적에 보던 그 물과 열 세 살 때 보던 그 물이 어 떠하더냐?" 대왕이 말하기를 "세살 때와 같아서 조금도 달라짐이 없었으며, 지금 예순 두살이 되었사오나 역시 달라짐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지금 머리털이 희어지고 얼굴이 쭈그러짐을 애달 파하나니, 그 얼굴은 반드시 어렸을 적보다 쭈그러졌겠지만, 그대가 지금 항하강 물 을 보는 것과 지난날 어렸을 적에 항하강물을 보던 것이 어리고 늙음의 차이가 있습니 까? 없습니까?" 대왕이 말하기를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대왕아! 그대의 얼굴이 비록 쭈그러졌으나 그 보는 정기 만은 본래의 성품 그대로 쭈그러진 것이 아니다. 쭈그러지는 것은 변하겠지만 쭈그 러지지 않는 것은 변하는 것이 아니다. 변하는 것은 없어지게 되겠지만 저 변하지 않 는 것은 본래 나고 멸함이 없거늘 어떻게 그 가운데에서 그대의 나고 죽음을 받았는데 오히려 저 말가리(末伽梨)등의 말을 인용하여 이 몸이 죽은 뒤에는 아주 없어진다고 하는고." 대왕이 그 말을 듣고는 진실로 이 몸이 죽은 뒤에 이 생을 버리고 다른 생에 태어 난다는 것을 깨닫고 여러 대중들과 함께 기뻐 날뛰면서 아직까지 없었던 법문을 들었 다고 하였다.

 

[3] 부처님께서 열어 보이심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에게 예를 올리고 꿇어앉아 아뢰기를 "세 존이시여! 만일 이 보고 듣는 놈이 정말로 나고 죽음이 없는 것이라면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저희들에게 참 성품을 잃어버리고 뒤바뀐 행동을 한다고 하셨습니까? 원 컨대 자비하신 마음을 일으키시어 우리의 찌든 때를 씻어 주시옵소서." 그때에 여래께서 금빛의 팔을 드리우시고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시며 아난에게 보이시고 말씀하시기를 "네가 지금 나의 모타라(母陀羅)손을 보아라. 바로 되었느 냐, 거꾸로 되었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세상의 중생들은 이것을 거꾸로라고 하겠지만 저는 어느 것이 바로이고 어느 것이 거꾸로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만일 세상 사람들이 이것을 거꾸로라고 한다면 세상 사람들은 어떤 것을 바로라고 하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여래께서 팔을 세우시고 도라면같은 손이 위로 허공을 가리키시 면 바로라고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곧 팔을 세우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렇게 뒤바뀜은 머리와 꼬리가 서로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 사람들은 한 배(倍)나 더 거 꾸로 보는구나." "그러나 알아야 한다. 너의 몸을 모든 여래의 청정한 법신과 비슷한 종류로 비교해서 밝혀 본다면, 여래의 몸은 '바르게 두루 앎[正偏知]'이라 이름하고 너희들의 몸은 '성품이 뒤바뀜[性顚倒]'이라 부른다. 따라서 너는 자세히 살펴 보아라. 네 몸을 부처님의 몸에 비교하여 뒤바뀌었다고 하 는 것은 어느 곳을 이름하여 '뒤바뀌었다'고 하는 것이냐?" 그 때에 아난이 모든 대중들과 더불어 눈을 크게 뜨고 부처님을 보면서 눈을 깜박 거리지도 않은 채 몸과 마음의 뒤바뀐 곳을 알지 못하였다.

 

[4] 반연하는 것은 성품이 없음

부처님께서 자비하신 마음을 일으키시사 모든 대중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바다 조수 와 같은 음성[海潮音]을 내시어 같은 회상에 모인 대중들에게 널리 이르시기를 "선남 자들아! 내가 항상 말하기를 '물질과 마음의 모든 인연과 마음에 끌려다니는 것과 반 연되는 모든 현상들이 오직 마음에 나타난 것이라'고 하였다. 너의 몸과 마음이 모두 오묘하게 밝은 참되고 정밀한 마음속에서 나타난 물건인데 어찌하여 너희들은 본래 부터 오묘한 원만하고 밝은 마음과 보배롭고 밝고 오묘한 성품을 잃어버리고 깨달음 속에 혼미한 것만을 인정하는구나? 어두워서 허공이 되어서는 그 허공과 어두움속에서 어두움이 뭉쳐져 물질이 되나니 그 물질이 허망한 생각과 뒤섞여서 생각과 모양을 지닌 것은 몸이 되고, 연(緣)이 모여 안에서 흔들리며 밖으로 달려나가는 혼미하고 어지러운 모양을 심성(心性)이라고 하니, 일단 혼미한 것을 마음이라고 생각함에 있어서는 결정적으로 거기에 현혹되어 그것이 이 몸둥이 속에 있다고 여기고 그 색신과 밖에 있는 산과 강, 허공과 대지(大地)에 이 르기까지 모두 오묘하게 밝고 참된 마음속의 물건임을 알지 못하나니, 비유하면 맑고 깨끗한 百千의 큰 바다는 버리고 오직 하나의 들뜬 물거품을 바다 전체인 양 잘못 인 식하여 눈앞의 조수를 보고 바다라 하며 바다를 다 알았다고 하는 것과 같으니, 너희 들은 곧 미혹한 속에서도 배나 더 미혹한 사람이니 마치 내가 손을 드리운 것과 다름 이 없다. 그래서 여래께서 가엾은 사람 이라고 말씀하나니라." 아난이 부처님께서 자비로 구원해 주시는 깊은 가르침을 받자옵고 눈물을 흘리며 합장하고서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제가 비록 부처님의 이와 같이 오묘한 음성을 듣 자옵고 오묘하고 밝은 마음이 본래 원만하게 항상 머무는 마음 자리를 깨달았으나 제가 현재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음성을 깨달은 것도 현재의 반연하는 마음이며, 진 실로 우러러보는 것도 다만 이 마음에서 생긴 것이기에 감히 본래의 마음 자리라고 인 정하지 못하겠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가엾게 여기시와 원만한 법음을 베푸시어 저의 의혹의 뿌리를 뽑아서 위없는 최고의 도에 돌아가게 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너희들이 아직까지도 반연으로 생긴 마음으로 법 을 듣나니 그 법도 역시 반연일 뿐이라서 법성(法性)을 얻은 것이 아니니라. 가령 어 떤 사람이 손으로 달을 가리키며 다른 사람에게 보일 경우 그 사람이 손가락으로 달 을 보아야 마땅할 것인데, 만약 손가락을 보고 달이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다만 달을 잃어 버렸을 뿐만 아니라 손가락까지도 잃어버릴 것이니, 어째서 그런가 하면 이는 가리키는 손가락을 가지고 밝은 달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어찌 손가락만 잃을 뿐이리 요? 또한 밝은 것과 어두운 것도 알지 못하리니, 어째서 그런가 하면 곧 손가락을 달 의 밝은 성품이라고 생각하여 밝고 어두운 두 성품에서 깨달을 것이 없기 때문이니 너 또한 그러하니라. 만약 나의 설법하는 음성을 분별하는 것으로 네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마음이 마땅히 음성을 분별하는 것을 떠나서도 따로 분별하는 성품이 있어야 할 것이다. 비 유하면 마치 어떤 나그네가 여정(旅亭)에 기숙하기 위하여 잠시 머물렀다가 문득 떠나 버리면 이는 마침내 항상 머무는 것이 아니지만, 여정을 맡은 사람은 갈 곳이 없으 므로 여정의 주인이라고 하는 것과 같으니,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약 진실한 너의 마음이라면 갈 곳이 없을 터이니 어찌 소리를 여의었다고 해서 분별하는 성품이 없으 리요? 이것이 어찌 소리로 분별하는 마음 뿐이리요. 내 얼굴을 분별하는 것도 모든 물질 의 모양을 여의고서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으리니, 이와 같이 분별함이 전연 없는 데 에까지 이르러서는 물질도 아니고 허공도 아니므로 구사리(拘舍離)등이 이에 어두워서 명제(冥諦)라 하나리라. 법의 반연을 떠나서 분별하는 성품이 없다면 곧 너의 심성 (心性)이 각각 돌아갈 곳이 있을 터이니 어찌 주인이라고 하겠느냐?"

 

[5] 보는 성품이 돌아갈 데가 없음을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만약 저의 심성이 각각 돌아갈 곳이 있다고 한다면 여 래께 서 말씀하시는 오묘하고 밝은 본래의 마음은 어찌하여 돌아갈 곳이 없습니까? 가엾게 여기셔서 저희들을 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또 네가 나를 보는 그 정기의 밝은 근원은 이 보 는 놈이 비록 오묘하고 정밀하게 밝은 마음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는 마치 제 二의 달인지라 달 그림자가 아닌 것과 같으니 너는 마땅히 자세히 들으라. 지금 너에게 돌 아갈 곳이 없음을 보여주리라. 아난아! 이 큰 강당의 동쪽이 환하게 틔여서 둥근 해가 하늘에 떠오르면 곧 밝게 빛 나고, 달도 없는 한 밤중에 구름과 안개마져 자욱하면 더욱 어두우며, 문 틈으로 다 시 통함을 보고 담장 사이는 막힘을 보며, 분별하는 곳에 반연함을 보고 완벽한 허공 속은 모두가 비었으며, 흙비의 현상은 티끌이 얽힌 것이라고 맑게 개여 우내가 걷히 면 또 다시 맑음을 보게 되나니라. 아난아! 네가 이 여러가지 변화하는 모양을 살펴 보아라. 내가 지금 각각 본래의 원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하리라. 무엇을 '본래 의 원인이 있는 곳'이라 하는가. 아난아! 이 모든 변화 중에서 밝은 것은 둥근 해로 돌 아가나니, 왜냐하면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니 밝은 것의 근본을 해에 속한다. 그러므 로 해로 돌아가는 것이고 어두움은 달이 없는 데로 돌아가며, 통함은 문으로 돌아가 고 막힘은 담장으로 돌아가며, 반연은 분별로 돌아가고 완벽한 허공은 허공으로 돌아 가며, 흙비는 티끌로 돌아가고 맑음은 개인 데로 돌아가나니,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이 러한 종류에 지나지 않나니라. 그런데 네가 이 여덟 가지를 보는 정기의 밝은 성품 은 어디로 돌아가게 하려느냐?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약 밝은 데로 돌아간다면 밝지 아니할 적에는 어두움을 보지 못하리니, 비록 밝음과 어두운 것들이야 여러 가지로 차별한다 하더라도 보는 것은 차 별이 없나니라. 모든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자연 네가 아니거니와 네게서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네가 아니고 그 누구이겠느냐? 그러니 깨달을 지어다. 너의 마음이 본래 오묘하고 밝고 깨끗한 것인데, 네가 스스 로 혼미하여 근본을 잃고 윤회하면서 생사 속에서 항상 표류하기 때문에 여래가 가련 하다고 한 것이다."

 

[6] 물질에 나아가 결정 선택함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제가 비록 보는 성품이 돌아갈 데가 없음은 알겠습 니다만 어떻게 그것이 저의 참 성품이라는 것을 알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내가 지금 너에게 묻겠노니, 지금 네가 정기가 새는 것이 없어진 청정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으나 부처님의 신비한 힘을 받들어 저 초선천(初禪天)을 보는데 장애가 없었으며, 아나율은 염부제(閻孚提) 보기를 마치 손바닥에 있는 암마라 열매를 보듯 하였으며, 모든 보살들은 百, 千의 세계를 보며, 시 방의 여래는 티끌처럼 많은 천정한 국토를 통틀어서 보지 못하는 곳이 없지만 중생들 이 보는 것은 푼촌(分寸)에 지나지 않나니라. 아난아! 장차 내가 너와 함께 사천왕이 거주하는 궁전을 볼적에 중간에 물과 육지 와 허공에 다니는 것을 두루 보겠는데, 비록 어둡고 밝은 갖가지 형상들이 있으나 모 두가 앞에 나타난 물질을 분별하는 마음을 가리지 않음이 없으니 너는 마땅히 여기에 서 나와 남을 분별하라. 지금 내가 너를 데리고 보는 것 가운데에서 어느 것이 너의 몸이고 어느 것이 다른 물체인지를 가려 주리라. 아난아! 네가 보는 것의 근원을 끝까지 추구하여 보아라. 해와 달의 궁전까지도 모 두가 물상이지 네가 아니며, 칠금산(七金山)에 이르도록 두루두루 자세히 관찰하여 보 아라. 비록 갖가지 빛이 있어도 역시 물상이지 네가 아니며, 그 밖에 점점 다시 관 찰해 보아라. 구름이 뜨고 새가 날고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날리는 것과 나무와 산, 냇물 과 풀, 사람과 축생이 모두 물상이지 너는 아니니라. 아난아! 이 가깝고 먼데 있는 모든 물질의 성질이 비록 여러 가지로 다르지만 똑같 이 너의 청정하게 보는 정기로 볼 수 있는 것이니, 여러 가지 물상은 자연 차별이 있 을지언정 보는 성품은 다름이 없으니, 이 보는 정기의 오묘하고 밝음이 진실로 너의 보는 성품이니라. 만약 보는 그 자체가 물상이라면 네가 또한 나의 보는 성품을 보아야 하리라. 만 일 함께 보는 것을 가지고 내가 보는 성품을 본다고 할진대 내가 보지 못할 때에는 어찌하여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을 너는 보지 못하느냐? 만약 보지 아니하는 것을 본다면 자연 저것은 볼 수 없는 모양이 아니니라. 만약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이는 자연 물질이 아닌데 어찌 네가 아니라고 하겠느냐? 또한 네가 지금 물질을 볼 적에 네가 이미 물질을 보았거든 물질도 너를 보아서 실체와 그 성품이 어지럽게 섞여 너와 나, 그리고 모든 세간이 편안하게 정립 되지 못할 것이다. 아난아! 만약 네가 볼 때엔, 이것이 네가 보는 것이지 내가 아닐진대 보는 성품이 골고루 있는데 네가 아니고 누구이겠느냐? 어찌하여 너의 참다운 성품이 너에게서는 참되지 못한 성품인 양 의심해서 나에게 물어 진실을 구하려고 하느냐?"

 

[7] 결론지어 나타냄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만약 이 보는 성품이 반드시 저이지 남이 아닐진대 제가 여래와 함께 사천왕의 수승하고 장엄한 보배의 궁전과 일월궁(日月宮) 을 볼 적에는 그 보는 것이 두루 원만해서 사바국(娑婆國)에 골고루 퍼졌다가 정사 에 돌아오면 다만 가람(伽藍)만 보이고 청심호당(淸心戶堂)에서는 다만 처마만 보입 니다. 세존이시여! 그 보는 것이 이와 같아서 그 본체가 본래는 온 세계에 고루 퍼졌 다가 지금 방안에 있을 적에는 오직 온 방에만 가득하게 되는데, 그럴 적에는 그 보 는 것이 큰 것이 축소되어 작아진 것입니까? 아니면 담과 지붕에 막혀서 좁아지고 끊 어진 것입니까? 지금 저는 그 이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지 못합니다. 원컨대 큰 자 비를 베푸셔서 저를 위해 설명하여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일체의 세상과 크고 작은 것과 안이나 밖, 그리 고 여러 가지 사업이 각각 앞에 나타나는 물질에 속하는 것이니, 보는 것이 퍼지거나 움츠러드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나니라. 비유하면 그것은 모난 그릇 속에서 모난 하늘을 보는 것과 같나니라. 내가 다시 너에게 묻겠는데 이 모난 그릇 속에서 보이는 모난 하늘이 모나게 정해진 것이냐 아니 면 모나게 정해진 것이 아니냐? 만약 모나게 정해진 것이라면 따로이 둥근 그릇 속 에서도 그 하늘은 둥글게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며, 만약 정 해진 것이 아니라면 모 난 그릇 속에서 모난 하늘이 아니어야 할 것이니, 네가 '그 이유가 어디에 있는 지를 알지 못하겠다'고 한 그 이치가 이와 같으니 어떻게 따질 수 있겠느냐? 아난아! 만약 모나고 둥근 것이 없는 데에 이르고자 한다면 다만 모난 그릇을 없앨 지언정 하늘 그 자체는 모난 것이 아니니 또다시 허공의 모난 것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네가 물은 것처럼 방에 들어갔을 적에 보는 것이 축소되어 작아진 것이라면 해를 쳐다볼 적에는 네가 어찌 보는 것을 늘려서 해에 닿게 한 것이겠으며, 만약 담과 지붕이 막혀서 보는 것이 끊어진 것이라면 작은 구멍을 뚫었을 적에는 어찌 이은 흔 적이 없느냐? 그 이치는 그런게 아니니라. 일체의 중생이 시작이 없는 때로부터 지금까지 혼미한 자신을 물질로 생각해서 본 래의 마음을 잃어버리고 물질에 지배를 받는 바가 되었기 때문에 그 가운데에 크고 작은 것을 보지만, 만약 물질을 지배할 수 있다면 여래와 같아서 곧 마음이 원만 하 게 밝아서 도량을 움직이지 않고 한 개의 털 끝에 시방의 국토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이다."

 

[8] 꾸짖으셔서 깨닫게 함

아난이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만약 이 보는 정기가 반드시 나의 오묘한 성품이라면 지금 이 오묘한 성품이 현재 제 앞에 있어야 하리니, 보는 것이 반드시 저의 참다운 마음이라면 지금 저의 몸과 마음은 또다시 어떤 물건입니까? 지금 이 몸과 마음은 분별함이 실제가 있거니와 저 보는 것은 분별함이 없어서 저의 몸과 나 뉘어져 있습니다. 만일 그것이 참으로 내 마음이어서 나로 하여금 지금 보게 한다면 보는 성품은 진정한 나이겠지만 몸은 내가 아닐 것이니, 여래께서 앞에서 힐난하여 말씀하신 '물 질이 나를 보리라'고 하신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바라건대 큰 자비를 베푸시어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을 깨우쳐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지금 네가 말한 '보는 것이 내 앞에 있습니다'라 고 한 것은 그 이치가 옳지 않나니라. 만약 참으로 네 앞에 있기 때문에 네가 진정 보는 것이라면 이 보는 정기가 이미 장소가 있을 것이니 가리켜 보이지 못할 것이 없으리라. 또 지금 너와 함께 기타림 (祇陀林)데 앉아서 숲과 냇물과 전당(殿堂)을 두루 보며, 위로는 해와 달까지 보고 앞 에는 항하를 대하였으니, 지금 네가 나의 사자좌 앞에서 손을 들어 가리켜 보아라. 이 갖가지 모양들이 그늘진 것은 숲이고 밝은 것은 태양이며, 막힌 것은 벽이고 통한 것 은 허공이니, 이렇게 형상이 있는 것들은 가리키지 못할 것이 없으니, 만일 그 보는 것이 반드시 현재 네 앞에 있는 것이라면 네가 마땅히 손으로 확실하게 가리켜 보아 라. 어느 것이 보는 것이냐?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약 허공이 보는 것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 되었거니 어느 것이 허공이며, 만약 물체가 보는 것이라면 이미 보는 것이 되었거니 어느 것 이 물체이겠느냐? 너는 미세하게 온갖 물상을 구분하여 정밀하고 밝으며 맑고 오묘하 게 보는 근원을 가려내어 나에게 지적하여 보여주되 저 물질과 같이 분명하여 의혹이 없게 하여 보아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기를 "제가 지금 이곳의 여러 층으로 된 강당에서 멀리는 황 하강에까지 이르며 위로는 해와 달까지 보지만 손을 들어 가리키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에 있어서 가리키는 것은 모두가 물질이라서 볼 수 없는 것들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아직 정기가 새는 것을 끊어버리지 못한 처음으로 배움의 길에 들어선 성문(聲聞)이거니와 일체의 물상에서 벗어 나야만 별도로 자성이 있음이 알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렇다 그렇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이르시기를 "네가 말한 것처럼 정밀하게 보는 놈을 가려낼 수 없고 일체의 물상에서 벗어나야만 별도로 정밀하게 보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네가 가리키는 이 물상 속에는 보는 것이 없겠구나. 지금 다시 너에게 말하겠는데 네가 여래와 함께 기타림에 앉아서 다시 숲과 동산, 그리고 해와 달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을 보아라. 갖가지 물상이 각기 다르지 만 반드시 보는 정기가 네가 가리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너는 다시 밝혀 보 아라. 이 모든 물상 중에 어느 것이 보는 것이 아니더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제가 사실 이 기타림을 두루 보았으나 이 가운데 어느 것이 보 는 것이 아닌지를 알지 못합니다. 왜 그런가 하면 만약 나무가 보는 것이 아니라면 어 떻게 나무를 본다고 하겠으며, 만약 나무가 보는 것이라면 어떻게 나무라고 하겠습니 까? 이와 같이 만약 허공이 보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허공을 보며, 만약 허공이 보 는 것이라면 어떻게 허공이라고 하겠습니까? 제가 또 생각하니 이 온갖 물상 중에 서 정밀하고 자세하게 밝혀 보건대 보는 것이 아님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렇다. 그러하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