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 영암사지 돌계단의 가릉빈가

가릉빈가(迦陵頻伽)

  가릉빈가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상상의 새입니다. 일명 극락조(極樂鳥)라고도 합니다. '가릉빈가'는 산스크리트로 ‘칼라빈카(Kalavinka)’의 음사(音寫)입니다. 《아미타경(阿彌陀經)》 《정토만다라(淨土曼茶羅)》 등에 따르면 극락의 설산(雪山)에 사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전통적으로 이 새를 '음악의 신' 또는 '음악의 창시자'로 믿고 있어왔습니다. 인도 고대 전설에 따르면 히말라야에 살면서 '무시카(Musikar)'라는 악기를 연주한다고 합니다. 무시카는 7개의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마다 각기 다른 소리가 나는 악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국시대 불교문화재에 처음 가릉빈가가 등장하는데, 전북 고창군 봉덕리 백제고분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가릉빈가상 문양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무렵 고구려 고분에도 벽화로 그려졌습니다. 이 후 통일신라 때 석탑, 부도, 와당 등등에 수없이 조각되었습니다. 특히 죽은 사람과 관련된 유물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은 역시 아미타 정토사상과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중국의 봉황이 산 자를 위한 새라면, 인도의 가릉빈가는 죽은 영혼을 위한 새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출처 : 사찰생태연구소(http://cafe.daum.net/templeeco)